부제: 인상파의 용기

사람들은 평가에 민감합니다. 주변의 인정과 시선에 따라 기분이 달라지죠. 가끔은 이런 상황에 지치기도 하지만 혼자 ‘미운오리 새끼’가 될 용기를 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반적으로 ‘무엇을 하든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림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그렸다’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의 수준이 되지 않으면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여주기도, 취미로 그림을 그린다는 얘기도 꺼내기 어렵습니다.

상황이 이러니 그림을 그리기로 마음 먹은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준과 기술부터 배우려 합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해보면 생각보다 나아가지 못하는 진도와 나아지지 않는 실력에 지쳐 그림을 포기하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내가 그림을 그리면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의 기준이 내가 아닌 타인에게 맞춰져 있습니다.

미운 오리 새끼: 모두 오리니까, 저도 오리가 되고 싶었어요. Copyright to HBN, created by Juhyeok Kim.

미운 오리 새끼: 모두 오리니까, 저도 오리가 되고 싶었어요. Copyright to HBN, created by Juhyeok Kim.

미술은 ‘미(아름다움)’를 표현하는 ‘기술’입니다. 무엇보다 아름다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처럼 개인만의 아름다움이 극대화 될 때 자신만의 매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인상파 화가들이 이를 잘 보여주죠.

인상파라는 말의 기원이 된 클로드 모네의 <인상, 해돋이>

인상파라는 말의 기원이 된 클로드 모네의 <인상, 해돋이>

모네, 고흐, 고갱 등으로 대표되는 인상파 화가들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그림의 기준을 떠나 자신들에게 보이는 아름다움에 솔직했습니다. 그 덕분에 처음엔 ‘저런 그림은 나도 그리겠다’라는 사람들의 무시와 비아냥을 받기 일수였죠.

하지만 고흐를 비롯한 인상파 화가들은 모두 사회의 기준과 인정을 거슬러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완성했고 결국 미술의 흐름과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만약 이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것을 따랐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한 잔 술값도 되지 않았던 고흐의 그림들

한 잔 술값도 되지 않았던 고흐의 그림들

얼마전 이런 이야기들을 주위 사람들과 나눴을 때 “근데 고흐는 천재잖아?”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고흐는 분명 타고난 사람입니다. 그러나 고흐의 재능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고흐의 ‘용기’입니다.